Next Game Jam
마지막 수정 시각: 2021-11-02 00:38:21
혼자 나홀로 게임잼으로 Adam을 완성하고 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학교에서 한 친구가 NEXT 사람들끼리 게임잼을 해보면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했다. 나는 Adam을 만들고 나서 제대로 된 게임잼에 한 번 참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기 때문에 당연히 참가를 했고, 다른 게임잼에 관심 있는 NEXT 분들을 포함해서 대략 7~8명 정도의 사람이 모였다.
제 1 회 NEXT Game Jam
아쉽게도 이렇게 진행된 첫 번째 게임잼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주제부터 팀 구성이나 일정까지 좀 미흡한 부분이 많았기 때문인데, 아무래도 다들 게임잼 경험이 많았던 것도 아니고 게임잼를 직접 운영해본 경험은 뭐 말할 것도 없이 부족했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첫 번째 게임잼은 '운빨 똥망' + '개미' 라는 좀 기괴한 주제로 진행되었는데 여기서부터 일단 좀 많이 꼬였던 것 같다. 주제는 첫날 사람들 다 모인 자리에서 정해진 몇 개의 키워드를 랜덤하게 돌린 다음 그걸 조합해서 정하는 식으로 만들었는데 하필이면 좋은 것들 놔두고 좀 이상한게 걸리는 바람에...
거기에 운빨 똥망이라는 키워드에 꽂혀서 팀원도 그냥 랜덤하게 두명씩 짝 지어서 진행했는데 이것도 그다지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지는 못 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이게 문제였다 라고 할만한 요소도 아니었긴 하지만.
사실 제일 치명적이었던 것은 게임잼의 진행 기간이 너무 짧았다는 것이다. 주말에 거의 만으로 24시간 정도 진행되었는데 이 너무 짧은 개발 기간 때문에 결국 제대로 된 완성작이 하나도 나오지 못하고, 그마저도 제대로 된 완성작 하나 내지 못하고 끝나고 말았다.
제 2 회 NEXT Game Jam
그리고 이 1회 게임잼의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1학기가 끝나고 나서 좀더 많은 준비를 한 다음 두 번째 게임잼을 진행하게 되었다. 이번에는 개발 기간도 금요일 오후~일요일 오후까지 만으로 48시간 정도로 늘렸었고 주제도 완전 랜덤하게 하지 않고 좀 더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선정 방식을 바꿨었다. 게임잼 주제라는게 참 정하기가 힘들어서 주제 선정에 실패하지 않기 위해 Ludum dare라는 역사가 깊은 게임잼의 주제 목록 중에서 하나를 랜덤하게 고르는 방식으로 정했고, 그 결과 '독특한 무기'가 주제가 되었다.
팀 빌딩 역시 랜덤으로 정하는게 좀 별로인 것 같아 각자 주제에 맞는 기획을 생각하고 - 그 기획들 중에 서로 어 나는 이 기획이 좋은데? 라는 생각이 든 사람들끼리 모여 해당 주제로 게임을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했는데 이게 좀 실패였다. 다들 자기 의견이 강했던 것도 있고 어느 정도는 강제로 팀을 정하게 했어야했는데 좀 느슨하게 진행되다보니 결국 쭈뼛쭈뼛하다가 그냥 각자 개발을 하는 형태로 진행이 되어버렸고, 두 번째 게임잼은 완전히 1인 개발 게임잼이 됐다.
이 게임잼에서 나는 아이디어를 3가지 정도 생각했었다.
아이디어 1. 목숨
처음으로 생각난 건 자신의 목숨을 무기로 해서 싸우는 컨셉이었다. 상대를 죽이기 위해서는 자신도 죽어야한다 라는 느낌. 모든 싸움이 동귀어진이다 라는 설명도 괜찮은 듯. 타이밍 맞춰서 카운터로 동귀어진을 하는 액션 게임이라든가, 자신의 목숨이 몇 개 있고 적절한 위치에서 적절하게 죽으면서 상대를 잡아야하는 퍼즐 느낌의 게임이라든가 몇 가지 생각을 해봤는데 다 만들기가 어려울 것 같았고 컨셉을 살리기가 좀 까다로운 것 같아 결국 포기했다.
아이디어 2. 신호등
무기라는 단어를 좀 간접적으로, 어떤 대상과 맞서 싸우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라는 정의로 접근해서 생각했던 것. 게임 플레이어는 비밀 요원, 혹은 뭔가 특수한 임무를 부여받은 경찰 이런 것이고, 스테이지 클리어 목표를 범죄자를 붙잡는 것으로 생각했다. 플레이어의 앞에는 차가 빽빽하게 들어선 복잡한 도로를 가진 도시가 나오고, 거기서 범죄자들은 차를 타고 도망치고 있다. 이 때 이 범죄자를 쫓는 경찰이나 다른 요원들이 있고 플레이어는 그걸 보조해서 범죄자를 잡아야한다. 그 범죄자를 잡기 위한 보조 도구가 바로 신호등인 것이다.
플레이어는 오직 신호등만 조종할 수 있고(갑자기 빨간 불로 바꾼다든가, 좌회전, 우회전 신호를 준다든가 등등) 이를 이용해서 도시의 교통 상태를 바꿔 범죄자들이 도망가기 힘들게 만드는 것이다. 신호등을 무기로 범죄자와 맞서 싸우는 퍼즐 게임이라는 컨셉이 제법 참신하고 재밌을 것 같았다.
아이디어 3. 인력과 척력
세 번째 아이디어는 인력과 척력을 무기로 사용하는 것이었다. 플레이어는 자기 주변의 적들을 자신 쪽으로 끌어 당기거나 바깥으로 밀어내는 것 두 가지밖에 할 수 없고, 이를 이용해 적 몬스터를 무찔러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주변 지형 지물에 가시 발판 같은게 있으면 척력을 이용해 몬스터를 그 쪽으로 밀어낸다든가, 몬스터한테 데미지를 줄 수 있는 오브젝트를 인력으로 끌어당겨서 맞춘다든가 하는 방식.
마지막까지 2번 아이디어와 3번 아이디어 중에서 고민을 했는데, 두 번째 아이디어는 과연 이런 컨셉의 게임이 독특한 무기라는 주제와 정말 잘 맞아 떨어지는가?에서 약간 확신이 안 서기도 했고 제대로 된 재미있는 스테이지를 구성하기가 많이 까다로울 것 같아서 결국 포기하고 비교적 만들기 쉬울 것 같았던 세 번째 아이디어로 개발을 진행하게 된다. 하지만 두 번째 아이디어는 아직도 제대로 살리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좀 아쉬운 아이디어이기는 하다. 언젠간 만들게 될지도...
개발 과정은 그냥저냥 스무스했는데 만들고 나서 보니 그렇게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그렇게 재밌지도 많이 참신하지도 않은 것 같은 느낌.
완성된 게임은 대충 이런 느낌. 이름은 Magnetic Force. 그래픽 리소스는 해골 몬스터 이미지 + 보스 몹 이미지 말고는 다 직접 작업했는데 뭐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게임 자체는 원래 의도했던 형태의 플레이는 분명 만들어지기는 했는데 좀 아쉬운 느낌.
이 게임잼에서 만들어진 다른 분들의 게임은 이 링크에서 확인 및 다운로드할 수 있다. 어쨌건 두번째 게임잼은 나름대로의 완성작들이 나왔기 때문에 반 정도는 성공했던 게임잼이었던 것 같다. 게임잼이 끝나고 따로 게임에 대한 평가나 시연회는 진행하지 못했는데 이 부분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간단하게 각자 자신이 만든 게임만 소개하고 마무리했었다).
그리고 넥스트 졸업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세 번째 게임잼도 진행하려고 했었는데, 이런 저런 사정이 겹쳐서 결국 세번째 게임잼은 하지 못하고 끝나버린게 많이 아쉽다. 다들 실력도 많이 늘었고, 게임잼 운영 자체도 좀 더 보완해서 훨씬 재밌게 진행할 수 있는 게임잼이 되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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